전체 메뉴

현대차 노사 임금동결을 환영한다

오풍연 승인 2020.09.27 02:45 의견 0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동결을 확정했다고 한다.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때문에 생긴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나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임금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다. 노사는 고용안정과 임금동결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할까. 어려운 때일수록 노사가 머리를 맞대면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4만9598명) 대상으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한 결과, 4만4460명(투표율 89.6%)이 투표해 2만3479명(52.8%) 찬성으로 가결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가결로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게 됐고,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을 이뤘다.

노사는 코로나 여파로 예년보다 늦은 지난달 13일 교섭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두 번째로 짧은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노사의 이견이 적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조는 교섭 전부터 소식지 등을 통해 임금 인상보다 고용 안정에 집중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노조가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생산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연간 174만 대인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등 일자리 지키기에 뜻을 모았다. 또 향후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공장 지정을 논의하고 고용 감소 위험이 큰 부문부터 직무 전환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이처럼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된다.

나도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을 한 바 있다. 임금을 많이 올린다고 잘 하는 노조가 아니다. 노조도 회사 경영을 생각해야 한다. 임금은 간단하다. 회사가 잘 돼 이익을 많이 내면 더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그에 맞게 요구하는 것이 옳다. 이런 상황에서도 더 달라고 떼쓰면 안 된다. 예전에는 강성 노조들이 그랬다.

올해도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내년 전망도 밝지는 않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세계 경제가 모두 나빠졌다. 사실 회복 전망도 안 보인다.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우선 살고 보아야 된다. 임금동결, 나아가 임금삭감까지 감수해야 될 지도 모른다. 노동자에게는 임금보다 고용안정이 더 중요하다.

현대차 노조가 고용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은 잘한 일이다. 국내 생산 대수가 줄면 고용도 영향을 받게 된다. 국내 생산물량을 유지함으로써 고용안정은 이뤄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노조원들도 임금동결에 선뜻 찬성한 것 같다. 현대차의 임금동결 타결은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 현대차는 국내 최대의 노조다. 다른 기업들도 고용안정이 화두가 될 듯 싶다. 고용안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오풍연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